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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소방서 이종진 서장

모든 일의 전제조건은 안전이다!

기사입력 2015-01-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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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과 연시, 저물어가는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한 해를 맞아 뜻을 세우는 시점이다. 저마다의 반성과 목표는 다르겠지만, 철원군의 재난과 그에 대한 안전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입장에서 필자는 올해, 2014 갑오년의 연말이 각별하다.

 

             ▲이종진 철원소방서장

 

안전에 관련한 일을 하거나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2014년에 유달리 대형 재난이 많았다는 느낌은 비슷하게 받았을 것이다.

 

큰 재난만 생각해 보더라도 2월 17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 5월 28일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고, 7월 22일 태백선 무궁화 열차 충돌사고, 10월 17일 판교 야외공연장 환풍구 덮개 붕괴 사고 등이 있다.

 

많은 사고들 중에서도 2014년 대한민국을 가장 큰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던 4월 16일 세월호 참사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2014년의 이런 재난들을 돌이켜보고 분석하여, 새해에는 '허무하고 황당한 재난'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야 할 일이다.

 

예기치 못한 어떤 일을 당하여 난처해지면, 사람들은 흔히 '방심했다'고 표현한다. 방심(放心)은 '마음을 놓아버린다'고 풀이할 수 있는데, 보통의 경우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는 상태를 일컫는다. 수많은 재난이 바로 이 방심에서부터 출발한다. 내가 재난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사고 상황에서 패닉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재난의 출발점에 대한 사회과학 이론 중에 유명한 것으로는 하인리히의 법칙이 있다. <1:29:300> 이라는 비례식으로 정리되는 이 법칙은 안전상의 경미한 위험 300건이 발생할 때마다 29건의 조그마한 사고가 발생하고, 그 29건의 조그마한 사고가 하나의 중대한 참사로 이어진다는 뜻을 가진다. 큰 재난은 우연히 발생하거나 난데없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의 연장선에 있다. 다시 말해 큰 재난은 언제나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일련의 행동을 손해 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정서이다. '어차피 내가 조심하면 사고는 나지 않을 텐데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방비하는 것은 아깝다'는 사고방식이 방심을 부르는 것이다.

 

물론 안전 장비를 구입해서 착용하거나 소방 설비를 점검하고 재난에 대비하는 일은 비용이 들고 수고로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언젠가 있을지도 모를 재난이 초래할 비용과 수고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가 아닌가!

 

많은 재난이 발생한 2014년에서 우리가 의미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재난에 대해 일종의 예방주사를 맞는 셈이 된다. 다만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평상시의 면역력을 길러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듯, 새해에 제 2의 세월호 참사 같은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범국민적인 의식 개선이 필수적이다.

 

설마 내게, 내 주변에 사고가 발생할 리 없다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사고의 당사자도 특별히 선택된 사람이 아니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예방책을 마련하면서 낭비나 손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하며, 안전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사실을 항상 인식하는 올바른 안전의식이 필요하다.

 

또한 사고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초기에 적절하고 빠른 대처를 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여러 사람을 수용하거나 이끄는 경우 사고에 유연하고 침착하게 대응하여 조기에 상황을 수습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과 대응훈련을 반드시 받아야 할 것이다.

 

새해에 이루고 싶은 많은 포부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웃음이 넘치는 가족, 두둑한 지갑, 여행이나 자기계발 등 많은 목표를 세우겠지만, 그 모든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은 바로 안전이다. 아무리 좋은 목표도 안전 위에서만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새해에는 꼭 기억할 수 있길 바란다.

철원소방서장 이종 진

박미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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